다이어트 약 처방할 때 이것만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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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약 처방할 때 이것만 주의하자! >

한양대학교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창우 교수

안녕하세요, 자기개발 다이어트 서적 `비만은 중독이다` 한창우입니다. 성남시의사회 회원님들께 다시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3년전인 2018년도에 성남시의사회 학술대회에서 회원님들께 스마트폰 중독에 관한 강의를 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성남시의사회 웹진을 통해서 `비만 치료제, 어떻게 처방할 것인가? `에 관해서 말씀을 드리고자 기회를 마련하였습니다. 이번 웹진에서는 선생님들께서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는 치료법에, 정신건강의학적인 몇 가지 해석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며, 현재 한양대학교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의 세부전공은 알코올, 도박, 약물 중독을 다루는 ‘중독정신의학’입니다. 최신까지 중독전문 클리닉을 운영하였으며, 다양한 중독환자들을 치료하였습니다.

제가 비만치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주변 비만치료 클리닉에서 중추신경흥분제 계열의 다이어트 약물을 처방하다 오남용의 문제가 발생하여 제 중독 클리닉으로 환자를 의뢰 해주시면서입니다. 저는 환자들의 약물 중독 문제와 더불어 비만 문제를 동시에 다루면서, 비만을 음식을 끊지 못하는 중독 질환으로 해석하였습니다. 아직까지 비만은 정신건강의학과 내에서도 식이장애 파트로 분류되어 다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만이라는 문제는 여러 가지 음식에 대한 복합 물질 중독과, 먹는 행동을 멈출 수 없는 행위 중독의 요소를 포괄하는 `중독질환`으로 다루어야 하며, 추후에 정신건강의학에서도 중독 파트의 일환으로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다이어트 클리닉에서 처방하는 다이어트약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비만약은 크게 향정신성의약품과 비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우선, 향정신성의약품은 중추신경흥분제, 세로토닌계 약물 그리고 기타 하이브리드 약물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중추신경흥분제는 지금까지 가장 오랫동안 널리 사용되어온,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과 같은 각성작용물질입니다. 이 약물들은 효과는 강력하지만 불면, 불안, 초조와 같은 부작용과 함께 내성과 의존성이 강력하여 약물 중독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세로토닌 계열 약물은 정신과에서 우울증약으로 자주 사용되는 프로작을 비롯 벨빅과 같은 약이 포함되는데,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여 체중 감량에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중추신경계약물에 비해 효과가 다소 떨어지며, 최근 벨빅은 부작용이 문제가 되어 처방이 금지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약물들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하이브리드 형태의 약물이 개발되어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큐시미아는 펜터민과 토피라메이트를 혼합한 약물로 기존 약 대비 약물을 소량 첨가하여 부작용을 줄여서 장기간 처방에도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합니다. 콘트라브는 웰부트린과 날트렉손을 혼합하였는데, 금연 및 알코올 중독 등 중독질환에 각각 처방되던 약물로 비만의 중독적 특성을 잘 파악하여 개발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비향정신성의약품 중에서, 최근 단일 품목으로 가장 인기가 높은 약물은 삭센다입니다. 삭센다는 인슐린 유사제제로 혈당을 낮추면서 식욕을 떨어뜨리는 효과 뿐만 아니라 중추신경에 작용하는 부작용이 적습니다. 하지만 주사제 형태로 되어있어서 사용이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제니칼은 지방대사에 관여하여 지방흡수를 일부 차단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정신작용이 없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지만, 식욕을 직접적으로 떨어뜨리는 효과가 없습니다. 또한 지방변을 관리할 수 있는 배변 훈련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실제 다이어트 클리닉에서는 위에 설명 드린 비만 치료제와 함께 여러 가지 다이어트보조 치료제가 함께 처방하고 있습니다.

다이어트 처방 약의 주의점을 말씀드리면 제가 비만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약물요법을 시행할 때, 환자들에게 몇 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보조적으로 사용한다: 항상 다이어트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이 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 적절한 식이요법과 꾸준한 운동요법 없이 약물에만 의존하는 다이어트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일시적인 성공을 거둔다 하더라도 요요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2. 단기간 사용한다: 각각의 다이어트 약물에는 모두 권장된 사용기간이 있습니다. 대게 4주~12주 사이입니다. 약물은 식이조절이 너무 힘들고 매번 실패할 경우, 식이요법을 정착시키기 위해서 단기간 사용하는 것입니다.

3. 의사의 처방에 따라야 한다: 다이어트 약물은 중추신경계에 사용하는 향정신성의약품이거나 신체의 내분비계나 대사계열에 관여하는 전문의약품으로 절대 환자 스스로 약물을 조절하거나 임의로 복용해서는 큰일 납니다.

4. 부작용에 주의해야 한다: 모든 약물은 부작용이 있습니다. 특히 다이어트 약물은 살이 빠지는 부작용을 역 이용하여 개발된 약들이 다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다 용량을 사용하면 위험한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하며,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합니다.

5. 내가 변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결국 뚱뚱한 삶을 살아오던 내가 근본적으로 개조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것이 다이어트입니다.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비만으로 이르게 된 요인들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통해서 내가 완전히 달라져야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약물 치료의 원칙을 설명하면서 저는 비만치료가 단순히 다이어트 약물의 처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의 근본적인 삶을 개선하여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게 이끌어 주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책 `비만은 중독이다`를 통해서 `12단계 비만치료`라는 심리적 치료법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12단계 비만치료는 정신건강의학과 중독치료에서 시행되는 `12단계 중독치료법`을 토대로 비만에 맞게 수정하여 개발한 것입니다. 인지행동적인 치료 기법을 적용하여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으며, 환자들이 워크북의 형태로 제작된 책을 활용하여 과제 및 자신의 생활유지를 체크할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제가 중독질환을 치료하면서 알게 된 것은 중독치료는 단순히 그 중독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독을 넘어서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것입니다. 즉 환자들은 인생을 완전히 새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비만 치료 역시 단순히 살을 빼는 과정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올라가고, 자신을 더욱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비만 극복을 통해서 활기차고 당당하게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이어트의 근본적 의미를 환자들에게 잘 각인시켜 치료를 유지한다면, 선생님들께서 비만 치료를 하는 현장에서 보다 환자들의 치료 순응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사료됩니다. 코로나 시기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의 건강을 위해 힘써주시는 성남시의사회 회원님들의 노고에 감사와 존경을 올립니다.

  • 명지병원 한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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