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연수기2탄(같은 계절을 두 번이나)-최성욱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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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연수기 2탄-같은 계절을 두 번이나

2018년 여름

보통 외국 연수는 1년의 기간이 많아서 한번 지나간 계절이 다시 돌아오면 짐을 싸야 해서 마음도 우울하고 걱정스러운데, 제게는 6개월이라는 시간이 한 번 더 주어지는 행운이 있었지만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바로 집 계약인데 미국은 보통 1년 단위로 계약을 하는 게 통념이고, 학기가 9월에 시작하니 5월에서 8월 사이에 1년 계약이 주로 이루어지고, 6개월 계약은 겨울에 들어오는 입주자가 없어 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제가 계약한 아파트에 물어보니 6개월 살고 나가는 건 상관없는데 1년 치를 다 내야 해서 월세가 거의 2배 가까이 오르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여 급작스럽게 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이들 학교를 옮길 수 없어 갖은 부동산 앱과 지인들을 통해 집 근처에 한 중국인이 집주인으로 있는 마음에 드는 주택을 하나 보게 되었고, 마당도 있고 햇볕도 잘 들며 조용한 동네에 월세도 적당하고 6개월 가능하게 해준다고 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계약일 아침에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전해집니다. 그 집에 살던 그리스에서 연수 온 사람이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계약서를 쓰지 않아서 어쩔 수 없던 찰나 집주인이 자기 친구가 집을 내놓았는데 안 팔리고 있어 임대 놓을 수 도 있다고 한번 가보라고 해서 아이들 학교 셔틀이 안 다니는 지역이지만, 다른 대안이 없어 방문 후 대 저택(?)에 살게 됩니다.

<지하에 있던 탁구대, 한국에서 찾아온 한양대정형외과 황교수가족과 저녁식사>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Summer camp가 끝나고 돌아온 첫째, 둘째, YMCA day camp에 다니고 있는 막내와 함께 신나는 마음으로 주택으로 이사해서 2층에 각자 방도 다 생기고, 벽난로도 있고, 야외 테라스에 큰 마당, 전용주차장 2대를 갖춘 주택에서 층간소음 걱정 없이 마음대로 뛰고 지하 공간에서 탁구도 치고, 다이닝 룸에서 럭셔리하게 밥도 먹고 아무튼 다시 맞은 가을의 계절을 즐기며 아직도 한국을 벗어나 있다는 것이 꿈만 같다는 생각을 하며, 운동도 하고 작년보다 여유로운 생활도 즐기게 됩니다.

Brown University Immunology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Brown대학은 보스턴에서 차로 1시간 거 리 남쪽에 위치한 Providence에 위치합니다. 가까이 바다도 있 고, 아기자기한 건물과 바다로 인해 맛있는 해산물 식당도 많으 며, 사람들이 보스턴 보다는 좀 더 여유로운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Brown university immunology 이춘근, 이상현 교수님과 도시락 점심, 쥐 골수채취실험실>

Immunology department에 계신 이춘복 교수님께서는 제가 예과 다닐 때 유전학교실에 계셨는데 미국으로 온지 25년쯤 되셨다고 하셨습니다. 주로 호흡기내과 쪽 연구가 많으신데 골수를 이용한 연구들도 있다고 초청해 주셔서 실험실을 방문 하여 한국에서 연수 온 학생들도 만나고, 실험 참관도 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매우 바쁘셔서 점심은 거의 도시락으로 드시고, 연구에 매진하는 모습과 연구비를 따야 연구원들 pay도 지급하기에 NIH등에 연구계획서 작성이 주된 일이라고 하시네요. 미국에서 기초 연구를 하고 계신 모습과 차를 좋아하셔서 한국가면 오설록을 꼭 들리셔서 구입하고, 항상 녹차를 즐겨 드시면서 차에 대해 설명해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잔상으로 남아 있습니다.

University of Massachusetts

영상의학과에 근무하시는 김영환 교수님의 소개로 류마티스 내과에 근무하시는 심재혁 교수님을 소개받았습니다. 주로 골다공증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셨는데 마침 실험하시고 있는 내용이 골다공증 유전자 치료를 위한 약제를 target bone에 transportation하는 AAV gene을 연구하고 계셔서 제 분야와도 맞고, 이 연구를 잘 진행하면 좋은 성과가 나올 거 같아 아침 새벽부터 부리나케 달려갔습니다. 첫날부터 실험실도 보여주시고, 연구내용 ppt도 브리핑해주시고, 함께 있는 교수님들도 소개받았는데 chief로 계신 Ellen M. Gravallese 교수는 의학 최고 저널인NEJM(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의 associated Editor로 있어 영문명함(이럴 때를 대비해서 만들어 갔습니다)을 드리고 농담 삼아 제가 논문을 제출하면 reject하지 말고 실어달라고 간곡히(?) 부탁도 하고 왔습니다.

현재는 쥐 실험 단계이고, 진행이 잘되면 원숭이 실험을 진행하고 싶은데 원숭이가 정말 비싸서 학교 지원금으로는 못하고, 투자회사를 만들어 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셔서 제가 또 인맥을 이래저래 동원하여 투자할 수 있는 분을 소개해드리고 왔는데 정말 기적같이 회사 만드시고, 투자도 받으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국에 귀국한 후, 교수님께서 한국 유전자학회에서 발표 하신 다는 소식을 듣고 점심때 외래를 쉬고 잠시 짬 내서 연세대학교에 강의 들으러 가서 다시 한국에서 만나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원숭이 실험하려면 의사의 도움이 필요한데 제가 가능하면 포닥으로라도 와주시라는 거액(?)의 제안을 남기고 가셨습니다. (아 다시 갈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대표이사로 돌아오셔서 너무 기뻤습니다.


<(좌) UMASS hospital 영상의학과 김영환 교수님, MIT포닥 김도윤박사 류마티스내과 심재혁교수님과 함께, (가운데) 심재혁교수님의 실험 ppt, (우) 회사창업 후 강의 위해 오신 심재혁교수, Dr Gao(transportation gene인 AAV gene 개발자>

<NEJM editor인 UMASS hospital rheumatology Dr Gravllese>

MIT

MIT에도 갈수 있는 기회가 2번이나 있었습니다. 한번은 기계공학과 교수로 있는 김지환 교수라고 SBS조동찬 기자 친구인데 이분이 Nature Material에 발표한 논문이 뇌의 작동원리를 모방한 뉴로모픽 컴퓨팅 칩이라고 기존 CPU칩은 0과 1로 계산하는 방식인데 이 칩은 실제 뇌의 작동원리처럼 시냅스 역할을 하는 필라멘트를 반도체에 구현한 것으로 기존보다 안정적이며 월등하다는 내용입니다. 네이처에 실린 것도 대단한데 이전에 사이언스지에도 IBM 왓슨연구소 다닐 때 Magic material이라는 그래핀의 단일원자층을 웨이퍼 크기의 단결정으로 만드는데 성공하였다고 합니다. (이런 학문에는 무지하여 무슨 말인지 잘 못 알아 듣겠더라구요). 조동찬 기자가 학교 다닐 때 본인이 훨씬 공부 잘했었는데 김교수가 이런 멋진 논문을 발표하고 MIT교수로 있다고 저녁 내내 이야기 하고 저희 집에서 하루 자면서도 하소연을 하더라고요. 인생은 공부순이 아닌 거 같습니다.

<Nature material에 실린 논문, MIT기계공학과 김지환 교수 실험실에서>

하나 더 대단한 건 연구실에 20여명의 포닥 및 연구원이 있는데 모두 한국인으로, 김교수는 한국학생만 받고 있어, 포닥을 한 나라에서만 받는다고, 학교에서 주의를 받을 정도로 후배 양성에 힘쓰고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무서운 교수처럼 함께하는 모습에 감동받았습니다. 제 아이들과 와이프도 실험실 참관도 하게 해줘서 멋진 기회였던 거 같습니다. 다음 연구가 기대되는 김교수 사단입니다.

RSNA(Radiological Society of North America)


<VR conference에 참가하여 함께 한 터키에서 온
Dr. Amber와 일본에서 온 Dr. Taki >

미국 최대 방사선 의료기기 전시회인 RSNA가 매년 시카고에서 열리는데, 제가 매년3월 KIMES(한국 의료기기 전시회)에 가서 새로운 장비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꼭 가보고 싶었는데 비싼 등록비(physician은 1500불이 넘습니다)와 학회 때 천정부지로 오르는 비행기 값과 숙박비로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대학교수이면 연구비나 지원금으로 갈수 있지만 전 아니라서 또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이대에 계신 이래나 교수님께서 레메디라는 회사를 창업하여 포터블 x-ray 및 연구용 장비를 만들고 계신다는 첩보에 연락드려 간곡히 부탁하니, 흔쾌히 참석하게 해주셔서(물론 등록비만 지원) 시카고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15년 전쯤 한번 방문했었던 McCormick place는 약 6만평으로, 보통 축구장내부 면적이 3000평정도 된다고 하니 축구장 20개정도의 크기라고 하네요. 결국 3일간 다 돌아보지도 못했는데, 제가 갔었던 2018년에는 AI Deep learning이 대세라 큰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전 VR, AR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런 전시는 작은 부분이었습니다. 덕분에 만난 이래나 교수님과는 귀국해서도 회사에 찾아 뵙고, 지난 호에 썼던 Boston children’s hospital의 김돈수 교수님과도 잘 알고 계셔서 함께 병원에도 찾아 뵙고 식사도 하였습니다. 꼭 다시 가보고 싶은 전시회였습니다. 미시간호도 그렇고, 제가 갱스터 투어 신청해서 갔었는데 1871년의 시카고 화재 전후의 갱단과 시카고 블루스로 유명한 킹스턴마인스(Kingston Mines)로부터 시작하는 투어인데 시카고 뒷골목의 화려했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RSNA 포토존, 레메디 이레나 교수님과 함께,
시카고 블루스로 유명한 Kingston mines>

2018 world series(Boston redsox vs LA dodgers 류현진 선발경기)

2018년은 보스턴 스포츠에서는 보스턴의 월드시리즈우승, NFL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슈퍼볼 우승으로 우승퍼레이드를 두번이나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해입니다. 특히 월드시리즈 류현진의 첫 선발 등판 경기를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와이프의 겁 없는 표 구매로 말이죠. 표 정가가 개당 240불인데 매매가는 1000불이 넘는 것이었죠. 덕분에 류현진을 가까이 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잘 던져서 어느 팀을 응원해야 하나 걱정했는데 5회말 2사까지 잘 잡고 강판 당해 뒤이은 불펜이 실점해서 류현진 4실점으로 패전이 되어 버렸죠. 안타깝지만 일생에 한번 볼까 말까한 경기를 본 순간이었습니다.

<류현진 역투장면, LA에서 날라온 팬과 함께, 월드시리즈 티켓>


<2018 월드시리즈와 우승 퍼레이드>

이후로 뉴욕 albert Einstein hospital에 연수 온 학교 후배도 만날 겸 다녀왔고, Binghamton에 있던 김교수님도 수술참관 한 번 더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4시간 거리를 새벽 4시에 출발하여 1박 2일로 참관도 하고, 학교 후배가 취직해 있는 내과 병원도 방문해서 시설도 보고, Boston university hospital에 가정의학과 교수로 비만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후배 진료도 참관하고, 짧은 6개월이란 시간에 대학과 병원들을 다니며 여행이 아닌 열심히 일하는 의사들의 모습과 환자들도 특히 진찰비가 비싸니 개인보험에 따라 병원이 결정되고 대학병원급에 가게 되면 최대한 본인의 증세와 자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치료에 감사하는 모습이 요즘 처한 한국 개원의의 슬픈 현실과 대비되고 있었습니다. 검사 보다는 진찰이 우선시 되는 풍조와 보험체계도 진찰료에 높은 수가를 매겨서 환자들과 많은 대화와 소통을 할 수 있게 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긴 글을 마칩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코로나19로 인해 맑은 하늘을 되찾은 우리의 하늘처럼 항상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었던 보스턴, 뉴욕의 파란 하늘과 많은 시간을 진료실에서 보내고 계신 성남시 의사회 회원 분들에게 잠시나마 제 경험이 위안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뉴욕에서 다시 만난 Montefiore spine Dr. 조우진교수와 한양대 정형외과 황규태교수, boston children’s hospital에서 조우한 김희정교수, 이레나 교수님, 김돈수교수님>

<아이들 하키팀 환송식, 막내 유치원의 portfolio>


<미국 출국 때와 귀국 때 짐이 전혀 줄지 않았습니다. 짐이 많아 국내선을 탈 수 없어 뉴욕까지 픽업트럭 렌트해서 간 후 귀국비행기에 탈 수 있었습니다.>

아이엠정형외과 최성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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